제목만 듣고 웃겨서 아이가 선택한 팬티 입은 늑대
6세 아이의 요즘 책 선택 기준은 제목이 웃긴가 안 웃긴가입니다.
몇 가지 재미있어 보이는 책 제목을 아이에게 들려주면 아이가 선택을 합니다.
그중에 선택한 책이 바로 팬티 입은 늑대입니다.
팬티 입은 늑대는 현재까지 총 3권의 시리즈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22.07 기준)
처음 접하게 된 것은 팬티 입은 늑대 3번째 이야기였습니다.
3권 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1권과 2권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제가 늑대거든요.
이 책의 이야기는 대충 이렇습니다.
산속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늑대를 무서워합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사라진 아기돼지 삼 형제를 분명 늑대가 잡아먹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늑대가 두려운 숲 속 동물들은 늑대의 공격에 대비하여 올가미, 경보기, 울타리, 호신술을 배우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늑대의 공포심이 매일 커져갈 때 토끼의 외침이 들립니다.
"늑대가 나타났다"
숲 속 동물들은 모두 숨어서 늑대를 지켜봅니다.
근데 그때 줄무늬 팬티를 입은 순둥순둥 하게 생긴 늑대나 나타납니다.
늑대를 보고도 늑대가 아닐 거라고 생각한 동물 친구들은 늑대가 나타났으니 숨으라고 합니다.
그러자 늑대는 "죄송합니다만.. 제가 늑대거든요"라고 말합니다.
놀란 동물 친구들은 늑대가 귀여운 팬티를 입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자 늑대는 왜 자신이 이 팬티를 입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엉덩이가 너무 차가워 기분도 안 좋고 이빨을 보이며 털까지 곤두선 늑대에게
부엉이 할머니는 엉덩이가 차갑지 않도록 팬티를 만들어 줍니다.
엉덩이가 따뜻해진 늑대는 더 이상 흉폭해질 이유가 없었습니다.
더이상 늑대가 무서운 존재로 인식되지 않자 숲 속에서 늑대 관련 아이템으로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표정이 바뀝니다.
'큰일 났다!'
이 모습을 본 늑대는 그동안 자기가 무서워서 힘든 게 아니었냐고 묻습니다.
무섭지 않음을 확인했는데 왜 더 힘들어 보이냐고 합니다.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하는 동물들을 보며 늑대는 계속 걱정만 하며 살라며 자리를 떠납니다.
쓸데없는 걱정 좀 그만하고 살아
이 책은 실제로 본 적 없으면 사람들이 만들어낸 공포심에 걱정만 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여줍니다.
이런 모습은 마치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걱정과 대비, 현재에 집중하고 바라보지 않는 우리들을 모습을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언론과 미디어에서 만들어내는 기사 또는 가십거리에 좌우되어 오늘을 잃어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됩니다.
어쩌면 오늘도 나는 책 속에 나오는 동물들처럼 없는 걱정까지 사서 하고 만들어내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하루를 괜찮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에서 아이를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어른을 위한 동화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늑대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자
이 책을 늑대에 대한 편견을 없애주기에 아주 좋은 책입니다.
늑대 관련 책을 읽어주기 전에 앞서 아이에게 늑대의 이미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늑대가 등장하는 동화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잡아먹거나 욕심을 부리거나 집을 파괴하는 늑대만 기억이 납니다.
아이가 일방적으로 주입식 이미지를 가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책을 찾아 읽어주고자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봐온 옛 동화들은 권선징악이 뚜렷하고 상징하는 바도 굉장히 단순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전래동화 등 옛이야기와 함께 틈틈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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