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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책이랑

제가 잡아 먹어도 될까요? - 이렇게 친절한 늑대가 있다고요?

by 아이쿠야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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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잡아먹어도 될까요
제가 잡아먹어도 될까요?의 책표지

잡아먹기 전에 "제가 잡아먹어도 될까요?"라고 친절하게 물어보는 늑대가 있다?

아이에게 늑대에 대한 편향된 이미지를 바꿔주고자 시작한 귀엽고 친절한 늑대가 주인공인 책 찾기 시리즈!

이번이 벌써 5번째 도서가 되었습니다.

1탄 늑대 보따리부터 시작하여 팬티 입은 늑대 1~3탄까지 읽어주고 이번에는 아이가 제목이 재미있다면 선택한 책입니다.

이 책은 약간 늑대 보따리와 비슷합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늑대는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을 것이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만난 친구들이 모두 늑대에게 물어봅니다.

" 날 잡아먹을 거야?"라고 말이죠. 하지만 늑대는 육식이 아닌 채식주의자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늑대에 대한 이미지를 깨부수어 주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이 책 역시 늑대 보따리와 비슷하지만 완전 다른 주제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정이 많고 약간은 어설픈 늑대가 나오는 '제가 잡아먹어도 될까요'는 이런 이야기.

집에서 독립을 하고 혼자 살기로 결정한 루카스는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합니다.

루카스가 떠나 기전 할머니는 루카스를 꼭 안아주고 할아버지는 시계를 선물합니다.

동생들은 형을 보내며 이별의 노래를 불러도 주고 아버지는 먹을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건네줍니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루카스에 마음 약해지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그렇게 늑대 루카스의 독립은 시작됩니다.

(이제부터 다른 동화에서 늑대가 잡아먹었던 동화 속 주인공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염소 가족을 만난 루카스는 자기가 먹을 수 있는 목록에 있다면 잡아먹어도 되겠냐고 물어봅니다.

염소 가족의 엄마는 그렇다면 한꺼번에 잡아먹어 달라고 부탁하고 마음이 약해진 루카스는 아직 배가 부르다며 보내 줍니다.

그다음으로 만난 빨간 망토는 늑대가 잡아먹어도 되냐고 하자 할머니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자 자신의 할머니가 생각 나 빨간 망토를 그냥 보내 줍니다.

이번에는 돼지 삼 형제를 만난 루카스가 먹어도 되냐고 묻자 돼지들은 마지막으로 노래를 한 곡 부르겠다고 합니다.

그들이 부른 노래는 루카스의 형제들이 불러 준 이별의 노래였습니다.

마음이 또 약해진 루카스는 돼지들 마저 그냥 보내 줍니다.

이후 만난 꼬마 사냥꾼 피터에게도 할아버지 말씀 꼭 들으라며 호통치며 보내버립니다.

너무 배가 고픈 루카스는 근처 오두막에 가서 먹을 것이 있는지를 물어보려고 합니다.

문을 두드리자 거인이 나타나 화를 내며 저리 꺼지라고 합니다.

화가 난 루카스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 거인을 꿀꺽 삼킵니다.

알고 보니 그 거인은 엄지 동자들을 잡아먹는 거인이었고, 루카스는 엄지 동자들을 풀어 줍니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적어 준 먹을 수 있는 목록을 모두 지우고 스스로 다시 작성합니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사람 잡아먹는 거인이라고 말입니다.

 

늑대라고 포악하고 나쁠 필요는 없잖아.

이 책에서는 크게 2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늑대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과 자신의 일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늑대만큼 동화책에서 악역으로 나오는 동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늑대 루카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약해져 잡아먹지 못하고 보내 줍니다.

염소 가족을 모조리 삼키고, 돼지의 집을 마구마구 부수고, 빨간 망토를 잡아먹기 위해 분장을 하는 그런 늑대는 없습니다.

우리가 만들고 알고 있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늑대의 좋은 이미지가 있는 동화책을 찾기 시작한 계기는 아이에게 늑대 이미지를 물어봤을 때 그냥 못되고 나쁘다고 대답한 것에 안 되겠다고 느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작은 사고방식이 쌓이면 창의적인 생각이 아닌 주입식 생각에 머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늑대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저 역시 아이에게 저만의 생각으로 무의식 중에 생각과 행동을 강요하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빠가 준 리스트의 모두 지우고 자신의 만의 리스트를 작성하는 부분입니다.

부모가 준 것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생각에 맞춰 바꿔 버리는 것이 좋았습니다.

어른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수동적인 모습이 아닌 스스로 고민하고 능동적으로 변화시키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볍고 재미있는 동화책이었지만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동화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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